강경화 외교부 장관(오른쪽)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심재권 외통위 위원장에게 선서문을 제출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국정감사에 출석한 강 장관은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한강의 기고문을 보면 한국전쟁에 대한 인식이 명백하게 잘못돼 있고 보편적인 동의를 얻기 어렵다. 이런 글을 청와대가 공식 페이스북에 올려놓은 것이 한·미 관계나 북핵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장관 진땀 흘리게 만든 외통위
‘강경화 패싱’ 여야 의원들 지적엔
“외교부 비공개적 업무 속성 때문”
강 장관은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한·미 동맹이 깨지더라도 전쟁은 안 된다고 많은 사람이 말한다” “북한이 비핵화하지 않으면 대화하지 않겠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말이 안 된다” 등의 발언을 한 데 대해서도 각각 “적절치 않다” “정부의 정책과는 다른 발언”이라고 답했다.
앞서 청와대는 문 특보의 발언에 대해선 ‘개인 의견’이란 취지로 넘어간 데 비해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국회에서 문 특보를 비판한 데 대해선 “조율되지 않은 발언으로 정책적 혼선을 야기한 점을 들어 엄중 주의 조치했다”고 밝히며 사실상 문 특보의 손을 들어줬다.
강 장관은 이날 여야 의원들로부터 ‘외교장관 패싱’에 대한 지적도 받았다. 정양석 바른정당 의원은 “인사도 (장관) 뜻대로 잘 안 된다는 소문이 돌고 정책 메시지는 다른 분(문 특보)이 자꾸 낸다”며 “늘 장관을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목소리가 없다’, 나쁘게 말하면 ‘존재감이 없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의 문희상 의원도 야당 의원들의 전술핵 배치 등의 주장에 좀 더 비판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강경화 패싱’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외교장관이 눈에 안 띈다”고 지적했다.
강 장관은 “외교부가 하는 많은 일이 업무의 속성상 공개적으로 하지 않기 때문인데 국내적으로 좀 더 적극적으로 모습을 알려야 되는 부분에 미진한 점이 있었다는 것을 자각하게 된다”며 “장관으로서의 고유 활동은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효율적으로 했다”고 반박했다.
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