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단은 지난 8일 김 위원장이 한 언론과 가진 인터뷰였다. 그는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겨냥해 “네이버 정도의 기업은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데 스티브 잡스(애플 창업자)와 달리 그런 일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가면 수많은 민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는 말도 했다.
언론 인터뷰서 네이버 이해진 비난
이재웅·안철수 잇단 비판에 사과
이 창업자가 이내 ‘오만하다는 내 표현도 부적절했다’고 수위를 낮췄지만, 11일엔 벤처 창업자 출신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까지 나섰다. 안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김 위원장이 이 GIO를 평가 절하하는 대신, 문재인 대통령은 스티브 잡스와 같다고 아부했다”며 “정치가 기업과 기업가를 머슴으로 보는 오만함이 그대로 드러났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위원장이 7일 한 강연에 참석해 “문 대통령은 제2의 스티브 잡스로 진화 중”이라고 말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안 대표는 또 “20년 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우리나라 기업은 2류, 행정은 3류, 정치는 4류’라고 한 적이 있는데, 지금 수준이 한 단계씩 높아졌다고 해도 3류가 1류를 깔본 셈”이라고 지적했다.
사실 김 위원장이 말실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7월 6일 기자간담회에서 “나쁜 짓은 금융위가 더 많이 했는데 욕은 공정위가 더 많이 먹는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금융위가 크게 반발하자 2주 뒤 최종구 금융위원장을 만나 사과한 적이 있다.
반복된 설화에 김 위원장이 여전히 교수 시절처럼 말하고 행동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원한 한 경제학 전공 교수는 “공정위가 중심을 잘 잡으려면 김 위원장부터 언행에 신중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세종=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