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6차 핵실험 │ 실제 수준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북 2~3중 밀폐 탓 1차 때만 잡아내
하지만 핵실험 물질이 뭔지는 지진파 등의 분석만으론 알 수 없다. 외부로 유출된 방사성 물질을 공기 중에서 포집한 뒤 분석해야 한다. 핵실험 판정의 ‘스모킹건’은 제논(Xe)이나 크립톤(Kr)과 같은 불활성 기체다. 자연 상태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기 때문에 핵실험의 결정적 증거로 꼽힌다.
핵실험 후에는 육·해·공 방사능 핵종 탐지기가 총동원된다. 이를 위해 전국에 3대의 고정식 탐지기가 설치됐고, 1대의 이동식 탐지기는 함정에 탑재해 해상에서 방사성 물질을 탐색한다. 공군의 전술통제기(KA-1)도 포집 장비를 달고 대기 중 방사성 물질을 찾아나선다. 미국은 북한의 핵실험 때마다 WC-135 스니퍼(Sniffer·냄새 탐지기)란 특수 정찰기를 일본으로 출동시켰다. 6차 핵실험도 마찬가지였다.
입체적 탐지작전이 펼쳐지지만 지금까지 2006년 1차 핵실험 때만 방사성 물질을 잡아 북한이 풀루토늄탄을 터뜨린 사실을 밝혀냈다. 당시 미국의 WC-135가 동해상 울릉도 근처에서 제논을 포집했다. 북한이 핵실험장으로 만든 풍계리 만탑산 지반은 단단한 화강암이다. 북한은 갱도를 낚싯바늘 모양으로 파 내려간 뒤 9중의 칸막이를 쳤다. 핵실험 후에는 철근·콘크리트·고무·아연 등으로 2~3중 밀폐를 해 핵종이 새어 나갈 틈이 거의 없다.
강찬수·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