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의 경축사 도중 박수는 총 39차례 나왔다. 문 대통령은 경축사 초반, 의사·기자·과학자·영화감독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독립운동가들을 일일이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의열단원이며 몽골의 전염병을 근절시킨 의사 이태준 선생, 간도 참변 취재 중 실종된 동아일보 기자 장덕준 선생, 무장독립단체 서로군정서에서 활약한 독립군의 어머니 남자현 여사, 과학으로 민족의 힘을 키우고자 했던 과학자 김용관 선생, 독립군 결사대 단원이었던 영화감독 나운규 선생, 우리에게는 너무도 많은 독립운동가가 있었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지난 현충일 추념사에서 파독 광부와 청계천 여공, 베트남 참전 용사 등을 모두 애국자로 언급했다”며 “오늘은 독립운동 개념의 확장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와 포옹도
경축식에선 파락호(破落戶·집안의 재산을 몽땅 털어먹는 난봉꾼) 행세를 하면서도 실제로는 독립운동 자금을 댄 김용환 선생의 이야기를 뮤지컬 형식으로 꾸며낸 공연도 있었다. 문 대통령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극이 끝나자 광부와 간호사, 군인, 소방대원 등으로 분장한 연기자들이 올라와 광복절 노래로 민중가요 ‘그날이 오면’을 함께 불렀다. 공연 종료 후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독립유공자 후손 등과 함께 무대 위에서 만세 삼창을 했다.
이날 경축식에는 광복회원·독립유공자뿐 아니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이용수 할머니 등이 초청됐다. 문 대통령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는 대선 이후 처음으로 악수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이용수 할머니의 손을 잡곤 끌어안았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