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 미사일 발사대 4기 추가 임시배치를 앞두고 3일 경북 성주골프장에 미군이 헬기를 타고 온 뒤 기존에 배치된 발사대 2기를 점검하고 주변을 살피고 있다. 성주=프리랜서 공정식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3일 정례 브리핑에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절차가 끝나면 사드 미사일 발사대 4기를 임시배치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소규모 환경영향평가가 종료되는 것과 (발사대 4기의) 임시배치가 시작되는 것은 인과관계가 있는 게 아니다. 별개로 진행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발사대) 2기를 (성주골프장에) 임시배치할 때 야전배치했다”며 “그것과 같은 과정으로 (발사대 4기의 임시배치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지난달 24일 성주골프장의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를 환경부에 제출했다. 환경부가 이를 검토한 뒤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데는 보통 한 달 남짓이 걸린다. 문 대변인의 발언대로라면 환경부 승인 이전이라도 발사대 4기를 성주골프장에 임시배치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 미사일 발사대 4기 추가 임시배치를 앞두고 3일 경북 성주골프장에 미군이 헬기로 이동하고 있다. 성주골프장 진입로는 주민과 반대단체에 의해 봉쇄됐다. 성주=프리랜서 공정식
이 대표는 지난 2일 국방부 실무진에게 확인했다면서 “발사대 4기를 추가로 배치하려면 소규모 환경영향평가가 끝나야 한다(환경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 전에 배치되면 불법”이라며 “임시배치라고 하면 즉각 배치로 알고 있는데, 아니라고 한다”고 말했다.
송명무 국방부 장관도 사드 임시 배치 시기를 애매모호하게 언급했다. 그는 지난달 3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사드 체계를) 임시 배치라도 하는 것이 국민에게 약속한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발사대 4기를 가급적 빨리 배치한다는 원칙론만 밝힌 것이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가 배치된 경북 성주골프장에서 2일 오후 우리 군 장병들이 내부 도로를 청소하고 있다. 성주=프리랜서 공정식
이처럼 임시배치 시점을 구체적으로 못박지 못하는 것은 정부가 미국과 중국, 사드 반대 지지층과 사드 찬성 국내여론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북 성주골프장 현지에선 주민과 반대단체가 진입로를 여전히 봉쇄하고 있다. 국방부는 이들을 최대한 설득한 뒤 발사대 4기를 임시배치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정부의 임시배치 발표 후 현지 반대여론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한편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는 지난 2일 전국 성인 1만13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에서 정부의 사드 체계 임시배치 방침에 대해 ‘잘했다’는 의견이 71%였다고 밝혔다. ‘잘못했다’는 18.4%였고 ‘잘 모르겠다’는 10.6%였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