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신고리 5, 6호기 건설 현장으로 출근한 900여 명의 건설근로자들은 낮 12시까지 대기하다가 집으로 돌아갔다. 건설근로자들이 모두 빠져나간 신고리 5, 6호기 건설현장 주변은 적막할 만큼 고요했다. 10개가 넘는 대형 크레인은 가동을 멈췄고, 건설 현장을 오가던 트럭도 볼 수 없었다.
일감 끊긴 공사장 “정부 못 믿어”
이주 대상 인근 주민도 고소 검토
이상대 서생면주민협의회장은 “법을 안 지키는 문재인 정부는 독재정권, 이 정권에 한마디 말도 못하는 한수원은 꼭두각시”라며 “17일까지 이사회가 어떤 근거로 공사 일시중단 결정을 내렸는지 검토해 보고,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10시쯤 한수원 이사회가 기습적으로 열린 경북 경주시 북군동 스위트호텔 지하 2층. ‘스위트포럼A’ 회의장을 나가던 이사들과 노조원들이 조우하면서 긴장이 고조됐다. 뒤늦게 이사회 소식을 접한 노조원들이 호텔로 몰려갔으나 이미 이사회가 끝난 뒤였다. 현장에 달려갔던 한 노조원은 “노조원 20여 명이 이사회 회의장으로 달려갔을 때는 이미 회의가 끝나고 이사들이 회의장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노조원들이 항의하자 이사들은 줄행랑치듯 뿔뿔이 흩어졌다”면서 “회의 사실이 외부에 알려질까봐 회의장 창문을 종이로 가리고 숨어서 회의를 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울주·경주=이은지·김정석 기자 lee.eunji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