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혼밥 어르신’ 시대
2045년엔 혼밥족이 809만8000가구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 중 65세 이상의 독거노인이 371만9000가구로 전체 1인 가구의 절반 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별로 살펴보면 여성 노인의 독거 비율이 남자보다 높다.
고령화로 여성 수명 90세 넘어서
2045년 혼밥족 절반은 독거노인
10년간 성인용 기저귀 30% 성장
올 3월 동부화재 고독사보험 출시
로봇 실벗이 치매 예방 돕는 교사
48시간 정수기 안쓰면 알람 문자
“정부, 독거노인 시대 대비해야”
최근 혼자 사는 노인을 위한 서비스를 출시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상당수가 건강이 좋지 않은 고령자의 움직임을 24시간 감지한 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자녀 등 가족에게 연락하는 기능을 추가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코웨이가 선보인 마이한뼘 정수기 아이오케어에도 알림 메시지 기능이 있다. 독거 노인이 48시간 이상 정수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자녀 등 미리 등록한 연락처로 문자를 전송한다. KT도 연초 알림기능을 강화한 폐쇄회로TV(CCTV) 기가IoT홈캠2를 선보였다. 자녀가 부모의 집에 홈캠2를 설치하면 스마트폰 앱을 통해 24시간 홈캠 단말로 촬영한 영상을 볼 수 있다. 또 장시간 카메라에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으면 곧바로 사용자에게 알림 메시지를 발송한다.
간호사 등 상주하는 노인 커뮤니티도 등장
일종의 노인대상 커뮤니티다. 강수연 KB골든라이프 강동케어센터장은 “어르신들은 오전에 등원해서 동년배인 이용자들과 함께 치매 예방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즐겁게 시간을 보내다 저녁엔 본인 집에서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다는 점에 가장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뿐이 아니다. 국내 처음으로 고독사 보험도 나왔다. 혼자 사는 나이 든 세입자가 숨질 경우 집주인의 부담으로 돌아오는 유품정리 비용은 물론 집값 하락에 따른 손해까지 보상해 주는 보험이다. 동부화재가 올해 3월 출시한 임대주택관리비용보험은 고독사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주택임대사업의 다양한 위험을 보장한다. 동부화재 관계자는 “공실이 발생할 경우 임대료 손실을 최대 12개월까지 보장해준다”고 말했다. 현재까지는 건설사 등 기업만 단체로 가입할 수 있고 개인 가입은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류창원 연구위원은 “최근 무연고 사망자가 1000명을 넘으며 고독사 보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고독사가 크게 늘면서 집주인들이 노인들에게 방을 빌려줄 때 보험 가입을 요구하고 있다. 보험 가입이 크게 증가하자 대기업 손해보험사들도 잇달아 고독사보험 상품을 내놓고 있다.
일본 시니어사업 10년 뒤 770조 규모
신발 제조업체 토레이루는 위성항법장치(GPS)가 부착된 신발을 2015년에 선보였다. 고령자가 휴대전화를 두고 나오거나 치매로 길을 잃어버려도 가족들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개발한 제품이다. 식품업계들도 치아가 약한 고령자들이 혀와 잇몸만으로도 식사가 가능한 부드러운 시니어 전용 식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인 1인 가구 시대를 대비한 적극적인 사회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먼저 독거 노인의 독립적이고 안전한 생활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류 연구위원은 “소득 수준이나 건강 상태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주거 유형을 개발하고 고령친화적인 지역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경기도 성남시 위례신도시에 처음 도입한 공공실버주택을 좋은 사례로 꼽았다. 이곳은 임대료가 저렴할 뿐 아니라 고령자를 위한 헬스케어·안전시설이 마련돼 있다. 정경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기업도 적절한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독거노인이 혼자서 식사를 준비하거나 청소·빨래 등의 가사를 수행하는 게 어렵기 때문에 독거 노인을 위한 가정관리 서비스, 식사 준비 서비스 등도 하루빨리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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