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교수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강경화라는 사람은 어려운 때에도 맡은 바 임무는 다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이처럼 말했다. 유엔 사무총장 정책특보를 맡고 있는 강 후보자는 아직 뉴욕에 머물고 있으며, 조만간 귀국할 예정이다. 이 교수는 퇴임한 뒤 거제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 본지 통화
"국가 존망 걸린 때에 중책 걱정되지만
어려워도 맡은 바 임무는 다하는 사람"
"딸, 기꺼이 한국 국적 재취득 결정해"
강 후보자가 이 교수에게 후보자 지명 가능성을 처음 알린 것은 며칠 전이라고 한다. 이 교수는 “전화로 이야기를 듣고선 ‘지금 국가의 존망이 걸려 있는 위기 상황이고, 누군가는 잘 소통하면서 역할을 해야 한다. 일을 잘 하려면 봉사의 마음도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했더니 본인도 그렇게 생각하고 수락하려고 한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나 민주당 측과의 인연이 있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 부분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딸의 이중국적 문제에 대해 이 교수는 “유학 때 딸을 낳았고, 결정할 시기가 되자 딸이 스스로 미국 국적을 선택한 것”이라며 “딸이 선택한 데 대해 그것을 뭐라고 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엄마가 외교부 장관을 하는데 딸이 미국 국적자라면 이해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청와대에서 이야기를 듣고 딸에게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었더니 딸도 엄마가 중요한 일을 하는 데 자신이 방해가 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면서 미국 국적을 버리고 한국 국적을 다시 취득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정년 퇴임보다 일찍 학교를 떠나 해외 자문단 봉사활동 등을 한 뒤 현재 거제에서 생활하고 있다. 색소폰 연주와 바이크를 타는 것이 취미다. 공교롭게도 생년월일이 문재인 대통령과 똑같다.(1953년 1월24일)
이 교수는 강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장관직을 수행하게 되면 서울로 올 것이냐는 질문에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여기 와서 인생을 정리하며 앞으로 어떻게 살 지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