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부는 셀레브리티 페미니즘
2014년 최연소 유엔 여성 친선대사로 뽑힌 영화배우 에마 왓슨이 양성평등 캠페인인 ‘히포시(HeForShe)’에서 연설한 내용 중 일부분이다. 지난해 2월엔 여성권 운동에 집중하기 위해 1년간 배우 활동을 쉬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처럼 해외에선 셀레브리티(유명인사)들이 앞장서 페미니즘을 이끌고 있다. 영화배우이자 여권운동가로 활동하는 지나 데이비스는 2007년 언론에 등장한 성(性)을 연구하는 지나데이비스재단을 설립했다. 지난해 9월엔 구글, 미국 남캘리포니아대와 공동으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언론 매체가 사회의 성평등을 제대로 담고 있는지 분석하는 지나데이비스 포용지수(GD-IQ)를 발표했다. 재단이 2015년 미국에서 흥행한 100대 영화를 조사한 결과 남자 배우들의 출연 분량은 28.5%로 여자 배우(16%)에 비해 12.5%포인트 높았다.
남자 대사가 여자보다 2배나 많아
일부선 “여성운동과 거리 먼 과시용”
영화배우 메릴 스트리프는 40대 이상 여성 시나리오 작가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가수 얼리샤 키스는 지난해 5월 ‘노메이크업 선언’을 한 뒤 각종 시상식장에 맨 언굴로 등장하고 있다. 여성 배우만이 페미니즘을 주장하는 건 아니다. 배우 조셉 고든 레빗은 남성 페미니스트로 유명하다. 그는 과거 인터뷰에서 어린 시절 어머니의 양성평등 교육을 받아 일찍부터 페미니스트가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셀레브리티의 페미니즘 활동을 두고 여성 운동과 거리가 먼 보여주기식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상당수가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행동으로 보여주는 연예인은 손에 꼽힐 정도로 드물기 때문이다.
염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