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첫 대선후보 주도권 토론을 관통하는 전략이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주도권 토론에서 서로 물고 물리며 공격을 했지만 결과적으론 쏠림 현상이 일어났다.
주도권 토론 통해 본 후보들 전략
6분간 상대 지목해 개별 질문
문·안·유, 네 번씩 공격 받아
공격적인 홍엔 안철수만 말 걸어
문 vs 안, 홍 vs 유 서로 집중 공략
유 후보도 지명이 많이 되긴 했지만 문·안 후보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공방 시간이 짧았다. 반면 문·안 후보는 상대방에게 긴 시간 동안 질문 세례를 받았다.
토론의 ‘주적(主敵) 관계’도 여실히 드러났다. 특히 ‘문재인 대 안철수’ ‘홍준표 대 유승민’의 대결구도가 선명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문·안 후보는 서로 공격을 집중했다.
문 후보는 정책검증 토론에서 안 후보를 상대로 호남 유권자의 감정을 자극할 수 있는 문제를 거론했다. 안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 시절 5·18 민주화 운동과 6·15 남북공동선언 부분을 당 강령에서 삭제하자고 주장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안 후보는 즉각 “흑색선전”이라고 맞받았다. 안 후보는 문 후보의 ‘적폐세력’ 발언을 집중 부각시켰다. 안 후보는 “(문 후보는) 저를 적폐세력의 지지를 받는다고 비판했다. 저를 지지하는 국민을 적폐세력이라고 한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보수 적통(嫡統)’ 논쟁을 벌이고 있는 홍준표 후보와 유승민 후보의 대결도 치열했다. 홍 후보는 유 후보가 박 전 대통령 지지자로부터 ‘배신자’라는 공격을 받고 있는 걸 거론했다. 홍 후보는 “유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이다. 우파 경제정책을 취하다가 강남좌파로 돌아서면서 정책적 배신을 했고, 탄핵 때 인간적 배신을 했고, 바른정당을 창당하면서 정치적 배신을 했다”고 공격했다. 그러자 유 후보는 “홍 후보가 ‘살인마는 용서해도 배신자는 용서 안 한다’고 말한 걸 보고 진짜 놀랐다”며 “‘모래시계 검사’라고 말하는 분이 저를 진짜 배신자로 생각하는 건지, 헌법재판소에서 ‘박 전 대통령이 국민 신임을 배반했다’고 얘기했다”고 지적했다. 홍 후보는 유 후보와 대결하는 가운데서도 문·안 후보에게도 골고루 화력을 배분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