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대표는 이날 선대위 구성을 위한 비공개 회의에서 상황실장을 상황본부장으로 격상해 자신의 측근인 김민석 기획조정단장을 내정했다. 선대위가 당 중심으로 꾸려져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며 김 단장을 강하게 추천한 것이다.
이에 일부 최고위원들이 즉각 반발했다. "김 단장이 2007년, 2012년 대선을 경험하지 못해 긴박한 상황에 실시간 대응해야 하는 상황본부장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었다. 당초 문 후보 측에서 강기정 전 의원을 선대위 상황본부장으로 임명해달라고 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강 전 의원은 문 후보 경선 캠프에서 상황실장을 맡았다.
당 관계자는 “문 후보 측은 당 중심 선대위를 꾸리되 박병석 상임선대위원장, 강기정 상황실장, 임종석 비서실장 세 사람을 받아달라고 요구했는데 추 대표가 임 실장을 제외한 두 사람을 모두 거절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문 후보 측에서는 강기정ㆍ김민석 공동 상황실장도 제안했는데 이 역시 추 대표의 반대로 무산됐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회의장에서는 고성이 오갔고, 일부는 회의장을 박차고 나오기도 했다. 김영주 최고위원은 회의장에서 나와 “선대위 구성에 있어 최고위원들과 추 대표의 의견이 달라 오후에 (회의를) 하자고 했는데 (추 대표가) 지금 안을 강행한다고 해서 나왔다”고 말했다.
반면 추 대표 측은 "김 단장을 상황본부장으로 결정하는 것은 문 후보와 추 대표가 사전에 합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추 대표 측은 "문 후보가 당초 캠프에 임종석 실장을 영입할 때 김 단장에게도 중요한 역할을 맡기고 싶어 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워 미뤄진 것"이라며 "김민석 본부장 임명은 문 후보가 원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지도부는 논의 끝에 추 대표의 의견을 반영해 김 단장을 상황본부장으로 임명하기로 결정했다. 공동선대위원장엔 권인숙 명지대 교수가 임명된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