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고려대학교 대나무숲’에 올라온 글.
고려대 ‘대나무숲’에 올라온 글 파장
“늦으면 어쩔 수 없이 밖에서 방황”
서울여대는 오후 11시40분 문 닫아
대학들 “안전사고 막기 위해 불가피”
학생들 “외부인 출입 규제가 효과적”
대다수 대학은 기숙사 학생들의 ‘안전 관리’를 이유로 통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연세대는 오전 1시부터 5시30분, 성균관대·한양대·중앙대 등은 오전 1시부터 5시까지 통금이다. 남녀 기숙사 모두 동일한 기준이고, 시험 기간이 되면 통금 시간을 소폭 늦추거나 24시간 개방한다.
여대는 좀 더 엄격한 편이다. 이화여대는 통금 시간이 자정인데 오후 11시 전부터 사감이 돌아다닌다. 서울여대는 오후 11시40분에 기숙사 문이 닫힌다. 서울여대 3학년인 박지화(21)씨는 “11시40분이 되면 점호 안내 방송이 나오고 기숙사 게이트에 사생회 사람들이 서서 벌점을 체크한다”고 말했다.
이런 통금 제도에 학생들은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해 고려대 총학생회가 학생 1209명을 대상으로 통금 폐지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 여학생 기숙사의 경우 찬성 의견이 82%를 차지했다. 서울대는 2000년대 중반 일찌감치 폐지했다. 고려대 1학년인 박서진(19)씨는 “동아리 사람들과 같이 회의를 하거나 모임 자리에 가도 남자애들은 그대로 있는데 기숙사 통금이 있는 여자애들만 일찍 일어나야 한다.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고 털어놓았다. 한양대에 재학 중인 김영훈(22)씨도 “학교는 안전과 질서 유지 차원에서 통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럴 거면 학생들 전체에 대한 통금이 아닌 외부인 출입을 더 엄격히 규제하는 게 낫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학교들은 안전사고의 최소화를 위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자정부터 통금인 숙명여대 측은 “학부모들이 자식을 자취 대신 기숙사에 보내고 싶어 하는 건 그만큼 기숙사가 안전한 곳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연세대 기숙사운영팀 관계자도 “기본적으로 기숙사는 공동체 생활이기 때문에 다른 학생들의 수면권 등 편의를 침해해선 안 된다. 통금은 그런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홍상지·하준호 기자 hongsa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