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설립자 마크 저커버그가 나온 필립스 액서터 고교에선 전 과목을 토론식 수업을 한다. [학교 홈페이지]
이 학교 출석부에는 학생 얼굴 사진이 실려 있어 ‘페이스북’이라 불렸다. 빨간 테두리가 저커버그. [리드라이트닷컴(www.readwrite.com)]
초기 페이스북 모습. [리드라이트닷컴(www.readwrite.com)]
‘협업’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미래 인재가 갖춰야 할 필수 자질로 꼽힌다. 매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은 지난해 행사에서 2020년에 필요한 미래 역량을 제시했다. 이 중 핵심적인 5가지는 문제해결 능력, 비판적 사고력, 창의력, 사람 관리 능력, 협업 능력이었다. 이주호(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상호 의존과 연결이 심화되기 때문에 여러 사람과 팀을 이뤄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줄 아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진다”고 말했다.
면접관, 뛰어난 실력보다 진심 평가
신입생 필수과목 ‘남의 의견 듣는 법’
서로 존중하고 협력하는 과정 중시
융합과 연결의 4차 산업혁명 시대
더불어 살 줄 아는 인성이 필수 자질
페북·구글도 나홀로 똑똑이는 사절
실제로 하버드의 모든 신입생은 오리엔테이션 때 ‘남의 의견을 듣는 법’이란 과목을 필수로 들어야 한다. 박재현(21·경제학과2)씨는 “학교에 입학하면 제일 먼저 국적·인종·언어·피부색은 달라도 서로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배운다”며 “토론은 말싸움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게 아니라 타인의 주장을 내 것으로 만들어 합의점을 찾는 것이란 점도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하버드는 교육과정뿐 아니라 입시에서도 수험생 개개인의 인성을 비중 있게 살펴본다. 조우석 전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입학사정위원은 “SAT(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 만점을 받고도 떨어지는 학생이 많다”며 “하버드는 저 혼자 잘 먹고 잘사는 똑똑이가 아니라 더불어 살 줄 아는 인성 바른 사람을 원한다”고 말했다. 조 전 위원은 2010년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의 입시 사례를 소개했다.
세계 최고의 기업이라 불리는 구글에서도 협업 능력은 중요하다. 한국인 최초로 구글 본사에서 일하는 이준영 구글 서치팀 검색 엔지니어링 매니저는 “구글은 아무리 똑똑해도 팀워크에 문제가 있을 것 같으면 아예 채용 자체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마운틴뷰 본사와 한국·이스라엘·스위스 등 전 세계 각지에 흩어진 직원들이 5~7명씩 팀으로 나눠 일을 한다”며 “하나의 프로젝트를 완성하기까지 직원들은 레고나 시계의 톱니바퀴처럼 서로 역할이 명확히 구분돼 있어 협력할 줄 모르면 팀 전체에 피해를 준다”고 소개했다.
그는 2014년 2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지적 겸손’ 등 구글이 중시하는 5가지 인재상을 제시했다. 단순히 머리가 좋거나 스펙이 뛰어난 사람보다는 책임감 있고, 문제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면서,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이 구글이 원하는 인재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5가지 기준 중 전문지식은 가장 덜 중요하다. 머리에 있는 지식보다 필요한 정보를 한데 모으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학습능력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준영 매니저는 “새로운 것을 배우기 위해선 겸손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며 “세계 최고의 대학인 아이비리그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더라도 ‘나만 최고야’ 하는 사람은 ‘구글러’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윤석만·전민희 기자 sa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