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중립 성향으로 분류되는 한 충청권 의원도 “내가 친박과 뜻을 같이하지 않는데 남아 있을 이유는 없다”며 “주말 동안 지역구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결정하겠다”고 했다.
사실상 대선 후보도 없는 정당 전락
정우택·황교안 회동 “뭉치면 살고…”
친박계 내에서는 “지금은 갈라섰다가 다시 합칠 수 있다”는 말도 나왔다. 친박계 핵심 관계자는 “친박 후보로 꼽을 수 있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고, 반 총장은 새누리당에 올 가능성이 제로라고 본다”며 “새누리당은 후보를 낼 수 없는 상황이고, 비박계도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반(反)문재인 연대’를 해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결국 우리 쪽을 쳐다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도 “위장이혼이라도 해서 각자의 방향을 가다가 보수정권 재창출을 위한 재결합도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저녁 황교안 권한대행과 긴급 회동을 했다. 흔들림 없는 당·정 관계를 과시하려는 목적이었다. 황 권한대행은 “정 원대대표께서 당선 소감에서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고 했는데 당·정이 소통하는 데 많이 도와달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경기고-성균관대 동문이다.
새누리당은 비박계의 탈당이 실현되면 대구·경북(TK)과 충청권 중심의 정당으로 쪼그라든다. 과거 김종필 전 총리가 주도했던 자유민주연합을 빗대 ‘TK 자민련’이라는 말까지 당내에선 나왔다.
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