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씨가 참가자들에게 말했다. “내가 듣는 것, 보는 것은 전체의 일부입니다. 일상에서도 마찬가지죠. 내가 보는 게 다가 아닙니다. 그래도 갈등을 줄이려면 우선 듣는 수밖에 없어요. 듣는 것도 연습과 훈련이 필요합니다.”
‘함께하는경청’ 기업 탐방 현장
직급 높을수록 경청지수 낮아
“내가 듣고 보는 건 전체의 일부
타인 배려하는 듣는 훈련 필요”
조사 결과는 한국리서치 김춘석 이사가 발표했다. 직급별 차이가 눈에 띄었다. ‘나와 다른 의견을 인정하는 편이다’라는 항목에 부장 이상은 68%가 ‘그렇다’고 했지만 일반 직원은 82%가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직급이 높을수록 경청지수가 낮았다. 반면 경청과 업무 효율성의 상관관계는 높았다. 1점 만점에 0.864로 나타났다. 김 이사는 “2년 전 조사에서 국민의 91%가 경청문화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며 “경청은 회사는 물론 정치, 나아가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데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함께하는경청’은 우리 사회의 갈등과 다툼을 경청문화 확산으로 풀어가자는 뜻에서 출범했다. 타인을 배려·수용하는 인문정신의 기본 조건으로 경청과 대화를 꼽았다. 이날 특강에 나선 조성택 고려대 철학과 교수는 경청을 ‘장님 코끼리 만지기’에 비유했다. 내가 만진 것도, 남이 만진 것도 모두 코끼리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조 교수는 “한국 사회의 숱한 균열과 충돌을 줄이려면 입보다 귀를 먼저 여는 자세가 요청된다”며 “각자 다른 생각으로 평화롭게 다투는 신라 원효 대사의 화쟁(和諍) 사상이 바로 이 시대 경청과 통한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단체·기업·지자체 등으로 활동영역을 계속 넓혀갈 계획이다. 연락처 admin@kyungchung.org, 070-8873-2023.
박정호 문화전문기자 jhlogo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