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청와대와 약 100m 떨어진 효자치안센터 앞까지 행진한 시위대는 “4월 퇴진 말도 안 돼. 명예퇴진 말도 안 돼” 등의 구호를 집중적으로 외쳤다. 송파구 주민 이응혁(60)씨는 “박 대통령이 이 외침을 듣고 마음의 변화를 일으키길 원한다”고 말했다. 중학교 3학년인 유시우(15)양은 “3차 담화를 봤는데 더 화가 났다. 빨리 대통령이 물러나 나라가 정상화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3차 담화에 분노 더 커져
탄핵 지리멸렬한 정치권엔 압박
사상 최대 시위에도 연행자 없어
정치권이 각자의 셈법에 따라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이는 데 대한 답답함도 작용했다. 이날 시위엔 ‘탄핵 부결 걱정 말라’ ‘결과 뒤엔 국민 있다’ 등 탄핵 지지 피켓이 다수 등장했다. 경기도 성남에서 온 이은선(44)씨는 “나라를 엉망으로 만든 새누리당이 탄핵조차 반대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평화시위 기조 유지도 시민들을 결집시키는 원동력이 됐다. 이번에 서울에서만 170만 명이 모였지만 불법행위로 연행된 사람은 없었다. 초등학생 아들과 시위에 나왔다는 박모(39)씨는 “예전엔 촛불집회에 참여하고 싶어도 위험하다는 생각에 망설였는데 이번엔 평화적으로 진행돼 매주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