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트럼프 쇼크’로 떨어졌던 코스피가 하루 만에 2000선을 회복했다. 10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44.22포인트(2.26%) 오른 2002.60으로 거래를 마쳤다. [사진 장진영 기자]
트럼프의 경제 공약은 ▶재정지출 확대 ▶세금 감면 ▶금융 규제 완화 ▶오바마케어 폐지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이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트럼프는 법인세를 35%에서 15%로 낮추는 등 규제완화 정책을 펴겠다고 했다”며 “공약이 실현되면 미국 기업의 이익도 증가해 주가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장면은 레이건 시대와 판박이다. 당시 레이건은 법인세 등 세금을 30% 줄이고 군비 증가를 추진했다. 규제를 대폭 철폐했고 작은 정부를 지향했다. 여기에다 미국 경제 회복을 위해 플라자합의 같은 경쟁국을 윽박지르는 정책도 폈다. 레이건이 2기 임기를 시작한 1985년 미국은 재정 적자와 무역수지 적자라는 쌍둥이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레이건 행정부는 소득세를 줄이고 재정지출은 늘린 결과 대규모 재정적자가 발생했다. 무역수지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일본 같은 경쟁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해 통화가치를 낮춰 일본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지원한 결과였다. 결국 레이건 행정부는 이 해 9월 뉴욕의 플라자 호텔에서 프랑스·독일·일본·미국·영국 등 G5 재무장관회의를 열고 엔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플라자합의를 이끌었다. 이 합의를 통해 레이건 행정부는 달러화 가치를 떨어뜨려 수출 경쟁력을 높였다. 이 결과 불황에서 탈출하고 90년대 미국의 황금기를 이끌어냈다.
레이건 닮은 ‘트럼프노믹스’
감세·규제 완화·인프라 확대
공약 관련주 뛰며 증시 반등
레이건 때 3저 호황 재현 기대
일부선 “수혜주 옥석 가려야”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미국 시장과 직접 관련이 없는 트럼프 수혜 기업 주가가 상승하기는 힘들다”며 “사드 배치 철회나 저금리 정책에 관한 공약을 트럼프가 이행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해 투자자는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3저 호황
86~88년 저유가·저달러·저금리로 인해 국내 경기가 호황인 걸 말한다. 레이건 대통령이 85년 플라자합의로 일본 엔화 가치를 끌어올렸다. 한국은 86년 유가가 바닥을 찍은 상태에서 엔고라는 호재를 만나 수출이 급성장하면서 경기가 좋아졌다.
글=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사진=장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