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관계자는 “최씨가 캠프에서 유행하던 ‘박근혜 대박’ 구호를 e메일 아이디로 쓴 것 같다”고 말했다. great의 의미에 park을 더하면 한글로 대박이 된다는 뜻이다. 공교롭게도 육영재단 사무실이 있는 어린이대공원의 주소가 서울 광진구 능동 18~19번지여서 ‘대공원1819’라는 해석도 나온다. 1980년대 후반 아버지 최태민씨가 육영재단의 고문, 딸 최순실씨는 재단 부설 유치원 원장으로 일했다.
JTBC가 입수한 태블릿PC 사용자는‘greatpark1819@naver.com’이라는 e메일 계정을 사용했다. 아이디 greatpark1819를 놓고‘박근혜 대박’또는‘대공원1819’라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여당 관계자 “대선 캠프서 유행 구호”
육영재단 있는 어린이대공원 주소
공교롭게 광진구 능동 18~19번지
‘대공원 1819’라는 해석도 나와
대통령 2013년 7월29일 휴가 갔는데
PC 속 사진은 하루 전 28일에 촬영
청와대는 2013년 박근혜 대통령의 저도 휴가 일정을 7월 29일부터 4박5일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PC 속 미공개 사진 일부가 하루 전인 28일 오후 2시쯤 촬영된 것으로 나타나 의혹을 낳고 있다.
태블릿PC 파일에 담긴 청와대 내부 보고서들에는 ‘저도 휴가 미스터리’ 외에도 박 대통령의 과거 활동과 연결되거나 박 대통령의 독특한 스타일이 반영된 특징들이 곳곳에 나타난다.
저장문서 중에는 1970년대 박정희 대통령이 사용했던 ‘조용하게 차분하게’란 표현을 박 대통령이 그대로 이어받은 대목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박 전 대통령은 79년 5월 25일 ‘새마음봉사단 총재자문위원 위촉장 수여식’에서 “새마음운동이란 옳은 일을 요란하게 기세를 올리는 것보다도 조용하고 차분하게 하나씩 하나씩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마음봉사단은 최순실씨의 부친인 최태민씨가 이끌던 단체다. 75년 대한구국선교단이란 이름으로 설립돼 76년 새마음봉사단으로 이름을 바꿨다.
그런데 박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이었던 2012년 12월 28일, 이명박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저는 인수위를 가급적 차분하고 조용하게 운용하면서 국민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둘 생각입니다”고 말했다. 이 대목은 파일자료인 ‘청와대 회동 참고자료’에도 그대로 쓰여 있다.
PC에서 발견된 문서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위해 행사의 성격·장소 등 상황별 발언 내용을 드라마 각본처럼 상세하게 준비했다.
‘자원봉사자와 도시락 싸면서 나누실 말씀’으로는 ‘자원봉사하시는 분들은 몇 분이나 되시는지요?’ ‘부족한 부분은 어떻게 충당하시는지요?’ 등을, ‘도시락 배달하시면서 말씀하실 간단한 말씀’으로는 ‘우리 ○○학생은 커서 뭐가 되고 싶어요?’ ‘어려운 일 있거나 하면 e메일이나 편지로 알려 주세요’ 등의 문장을 각각 6~8개씩 제안했다.
특히 ‘메뉴판을 보니 가격이 저렴해 많은 분에게 힘이 될 것 같습니다’고 말하는 부분에선 ‘저렴’이란 단어 옆에 각주를 달아 아래에 ‘백반 4500원, 어묵국수 3500원’이란 설명도 달아 놨다. ◆유출 문서 아이디는 대부분 작성자 것=또 PC에 저장된 문서들에서는 다수의 아이디도 발견됐다. ‘niet24’ ‘iccho’ ‘aseembly’ ‘mr.초이’ 같은 별명이나 ‘kimayun’ 영문 이름 아이디들이었다. 이들 아이디는 대부분 문서 초안 작성자로 기록돼 있었다. 정호성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아이디(narelo)와 ‘유연’(최순실씨 딸 정유라의 개명 전 이름)이란 아이디의 경우 문서를 최종 수정한 사람으로 등장했다. 그래서 문서에 저장된 이 같은 정보만으로는 누가 파일을 보냈는지는 알 수 없다.
특별취재팀 임장혁·문희철·채윤경·정아람·정진우 기자 im.janghyu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