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씨는 지난 2일 오후 2시쯤 서울 중랑구의 한 주택 계단에서 A양을 흉기로 위협한 뒤 성폭행했다. 당시 A양은 오후 수업을 하기 전에 옷을 갈아입기 위해 잠시 집으로 가던 길이었다.
중랑구서 성폭행 당한 뒤 끌려가
남양주서 내릴 때 소리쳐 도움 요청
범인, 도주했다 속초에서 붙잡혀
버스가 약 1시간을 달려 이날 오후 3시50분쯤 남양주시 화도읍의 한 정류장에 멈추는 순간 A양에게 마침내 탈출할 기회가 왔다. 버스가 정류장에 멈추자 최씨가 버스 뒷문 쪽으로 A양을 끌고 내리려 했다. 그 순간 A양이 버스 기사가 있는 앞쪽으로 급히 도망치면서 “살려주세요”라고 소리쳤다. 다급해진 최씨는 그대로 버스에서 내려 달아났다. 그제야 사건을 알아차린 승객들은 “강도야”라며 소리쳤다. 운전기사와 승객들은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최씨와 A양이 머리만 보인 채 버스 뒷자석에 같이 앉아 있는 모습이 찍힌 폐쇄회로TV(CCTV) 등을 통해 최씨의 신원을 바로 확인했다.
버스에서 내린 최씨는 남양주시 화도읍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아버지의 승용차를 몰고 강원도 속초 쪽으로 달아났다.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경찰은 즉시 강원지방경찰청에 공조수사를 요청했다.
이후 최씨는 다음 날인 3일 오후 5시40분쯤 강원도 속초의 한 도로에서 뒤쫓는 경찰의 추적을 피해 중앙선을 넘어 차를 달리다 반대편 차선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승용차를 들이받고 멈춰 섰다. 최씨는 차에서 내려 또 다른 차량을 훔쳐 달아나려다 실패했다. 이어 100여m를 도망쳤으나 뒤쫓아온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고교를 중퇴한 뒤 직업 없이 지내던 최씨와 A양은 전혀 모르는 관계로 드러났다. 경찰은 최씨를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남양주·속초=전익진·박진호 기자 ijj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