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이틀 연속 두 사람을 소환해 이 전무가 신 총괄회장의 자금(매년 100억원)을, 류 전무는 신 회장의 자금(매년 200억원)을 관리한 사실을 밝혔다. 특히 이 전무는 신 총괄회장의 비밀금고에 있던 현금 30억원과 금전 출납자료 등을 지난해 10월 꺼내어 따로 보관하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둘 다 비서실 전무, 사돈 관계
신 총괄회장 비밀금고 속 30억
이 전무가 작년 꺼내서 따로 보관
이 전무는 신동주(62)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동생인 신 회장 사이의 경영권 분쟁 때 비서실 핵심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7월 말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한 지 보름여 만에 김성회(73) 당시 비서실장이 고령을 이유로 사임했기 때문이다. 이 전무는 롯데백화점 해외사업부문장을 거쳐 2008년부터 비서실에서 신동빈 회장을 주로 보좌했는데, 신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일본에서 해임된 직후인 지난해 초부터 신격호 총괄회장 비서로 자리를 옮겼다.
반면 부속실 출신으로 김성회 전 실장 때부터 신 총괄회장을 보좌했던 류 전무는 같은 시기에 신동빈 회장 전담이 됐다. 서로 역할이 바뀐 셈이다.
이 전무가 비서실장이 된 다음달 두 사람은 사돈까지 맺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두 사람이 자녀들의 중매를 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전무의 변호사 딸과 류 전무의 공군 장교 아들의 결혼식장 앞에는 신격호·신동빈 부자의 축하 화환이 나란히 놓였다.
하지만 한 달 뒤 이 전무는 비서실장에서 전격 해임됐다. 신 전 부회장이 신 총괄회장의 뜻을 내세워 그를 해임하고 외부 인사를 새 비서실장으로 영입했다. “(신 회장 측 사람인) 이 전무가 비서실장의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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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롯데그룹은 “신 전 부회장 측에는 해임 권한도 임명 권한도 없다”며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 겸 거처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에서 신 전 부회장 측 인사들이 모두 퇴거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하게 반발했었다. 이 과정에서 이 전무가 신 총괄회장의 비밀금고에 있던 현금과 자료를 꺼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구희령 기자 heali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