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골프에 대한 발언이 변했습니다. 그동안 공무원들은 박 대통령이 골프를 못치게 한다고 생각해왔습니다. ‘골프 금지령’이 내려져 있다고 여겼죠. 하지만 박 대통령은 26일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에서 “그렇게 생각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말조심을 더 해야 되겠다”고도 했구요. 도대체 박 대통령의 골프 발언은 어땠길래 이런 말까지 했을까요?
↘ 2013. 3대표적인 군 골프장인 계룡대 체력단련장. [계룡대 체력단련장 제공]
안보가 위중한 이 시기에 현역 군인들이 주말에 골프를 치고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특별히 주의를 해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 주기 바랍니다.”
↘ 2013. 6
이경재 전 방송통신위원장 [중앙포토]
……”
("이제 골프 좀 치게 해주시죠?"라는 이경재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요청에)
↘ 2013. 7
청와대 내부 전경 [중앙포토]
골프를 쳐라말라 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바쁘셔서 그럴 시간이 있겠어요.”
박 대통령의 골프 발언은 지난해부터 조금씩 변합니다.
↘ 2015. 2
인천 송도에서 열린 2015 프레지던트컵. 프레지던트컵은 미국과 인터내셔널팀간 남자프로골프 대항전이다. [프레지던트컵 홈페이지 제공]
골프 활성화에 대해서도 방안을 만들어 줬으면 좋겠습니다.”
이때 골프 금지령이 풀리는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왔습니다. 박 대통령은 그해 10월에 열린 프레지던츠컵의 명예 대회장(Honorary Chairman)을 맡기도 했습니다. 프레지던츠컵의 명예대회장은 그 나라 대통령이 맡는 것이 관례입니다.
↘ 2016. 4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과 중앙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중앙포토]
공직자 골프, 좀 자유롭게 했으면 좋겠다.”
과거 “골프를 칠 시간이 있겠습니까”라는 발언에 대해선 “확대해석할 필요 없고 없고 ‘그런 함의를 담고 있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줄은 저는 상상도 못했어요”라고 했습니다. 또 “한번 클럽에 나가게 되면 시간 걸리고 여러 가지 그날 하루가 다 소비되는 것처럼 느껴져서 바쁘겠다, 그것(골프)까지 하려면이라고 순수하게 생각한 것 입니다”고도 했습니다.
내수경기를 진작하는 차원에서 공직 사회에서부터 자유롭게 골프를 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박 대통령이 판단했을 거라는 게 청와대 참모들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선뜻 공무원들이 골프장으로 몰려나갈 지는 미지수입니다.
신용호 기자 nova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