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시터, 속칭 이모님은 이제 아이 양육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 인력이 됐다. 보육시설이 커버하지 못할 때, 젊은 부부만 살 때 자녀를 맡길 수 있는 마지막 선택지가 이모님이다. 이모님은 두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비용이 비싸고 믿을 만한 사람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인구 5000만 지키자] 연중기획 구멍 뚫린 돌봄
(중) 과중한 베이비시터 부담
프랑스·스웨덴 세금 깎아주는데
한국 법개정안 2년째 국회서 낮잠
믿을 만한 사람 고르기는 또 다른 고충이다. 윤상아(33·여 )씨는 “입주 이모님이 아이를 혼자 둔 채 낮잠을 자거나 아이가 보챈다고 욕을 했다. 그 후로는 절대 돌보미를 안 쓴다”고 말했다. 돌보미가 달리다 보니 ‘공급자 시장’이 된 지 오래다. 한 달 넘게 돌보미를 구하지 못하기도 한다. 서울 송파구 직장맘 배모씨는 “당장 쓸 사람이 없어 찾고 나서도 만족, 불만족을 따질 여유가 없다”며 “첫인상으로 돌보미를 서둘러 결정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① 싸고 믿을만한 ‘공공돌보미’ 신청 느는데 지원 줄인 정부
② 서초구선 손주 돌보면 월 24만원…‘할마·할빠 수당’ 정부 지원 검토를
현행 교육비 공제기준(영·유아, 초등학생 기준)을 돌보미 비용에 적용해 보자. 월 90만원(연 1080만원)을 돌보미 비용으로 지출하는 직장맘 권모(33·서울 도봉구)씨는 연 45만원의 세금 혜택을 본다. 권씨는 “조금이라도 세금 부담을 덜어주면 가계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보건사회연구원 저출산고령화대책기획단 이삼식 단장은 “프랑스와 스웨덴은 부모가 아이돌보미를 쓰고 이를 입증하면 세금 감면 혜택을 준다. 우리도 조금씩 따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질 관리도 시급하다. 이영욱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정부가 돌보미 시장 전체를 챙길 수는 없더라도 직무 교육, 이력 관리 등 돌보미의 질적 향상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워킹맘 이준민씨는 “이모님들과 이야기해 보면 아이를 본다는 사실을 주변에 밝히기 꺼릴 정도로 사회적 인식이 낮은 것 같다. 부모와 돌보미 모두를 위해 정부가 제대로 교육해 자격을 인증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신성식·김기찬·박수련·이에스더·김민상·황수연·정종훈·노진호 기자, 이지현(서울여대 국문4) 인턴기자 ssshin@joongang.co.kr
◆공동취재=한국보건사회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