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웨이싱 9단 ●·김지석 9단
박정환의 준결승 실족으로 다소 불안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관계자들의 눈빛이 믿음으로 충만하다. 장소는 중국 땅이지만 분위기로는 이미 김지석의 우승이다.
순번에 따라 흑을 쥔 김지석은 1~7의 미니중국식으로 하변에 무게중심을 둔다. 탕웨이싱은 담담한 양화점. 평온한 얼굴이다.
적어도, 초반의 고전을 견디며 중반에 승리의 기회를 잡았다가 끝까지 우세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한 하루 전 상처는 드러내지 않는다. 마음을 다스리는 경지에서도 고수가 되지 못하면 정상에 설 수 없는 곳이 프로의 세계다.
하변 6의 협공은 미니중국식 포석을 저지하려는 의도인데 김지석은 하변 7에 못을 박듯 그대로 강행했다. 초반부터 부딪쳐 싸우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결기가 보인다.
변화의 기로다. 여기서 백A로 가볍게 받아주는 건 싱겁다. 6으로 협공한 체면이 서지 않을뿐더러 즉각, 흑B로 우변의 큰 자리를 점거해 만족한다. 유력한 그림은 ‘참고도’ 백1. 어쨌든 이곳은 붙여간다. 흑2부터 10까지 초반부터 육박전으로 갈리는 그림도 있다.
손종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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