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 9단 ●·탕웨이싱 9단
105 때 ‘참고도’ 백1로 울타리의 구멍을 막으면 흑2 또는 흑a로 최소한 빅의 삶이 보장된다. 이래서는 곤란하니까 달리는 호랑이 등위에 올라탄 심정으로 106을 둔 것인데 109, 11이 뼈저리게 아프다.
이제 백은 무조건 좌하귀 흑을 일망타진하지 않으면 승리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돼버렸다. 지나가는 와중에 113의 선수까지 당하는 기분이 어떨까.
백의 희망은 오직 하나. 흑 대마가, 양의 우리에 뛰어든 호랑이처럼 백의 진영을 유린하고 있지만 아직 완전한 삶의 형태가 아니라는 것이다.
게다가 박정환은 특급사냥꾼이다. 수읽기라면 정상의 프로들 중에서도 첫손가락으로 꼽아줘야 하고 화장실을 갈 때도 사활문제집을 들고 간다는 사활의 귀재다.
얽혀버린 실타래처럼 복잡해졌지만 흑 대마는 여전히 갇힌 상태. 안쪽 울타리가 무너졌지만 또 하나의 담장은 높고 두터워서 탈출은 불가능하다.
손종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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