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안심전환대출’의 한도를 20조원 늘려 연장 판매하기로 했다. 다만 신청은 오늘부터 다음달 3일까지 닷새만 받는다. 선착순으로 신청을 받았던 1차 때와 달리 이번엔 일괄 접수를 한 뒤 승인은 나중에 한다. 신청액이 2차 한도 20조원을 밑돌면 신청 자격에 하자가 없는 한 모두 승인해준다. 그러나 이번에도 20조원을 넘기면 주택가격이 낮은 대출자부터 순차적으로 배정한다. 저소득층에 우선적으로 기회를 주자는 취지다. 금융위원회는 29일 기획재정부·금융감독원·한국은행·주택금융공사 등 관계부처·기관과 협의를 통해 안심전환대출 추가 증액안을 내놓았다.
내달 3일까지 5일간 연장
한도 넘으면 저가 주택 우선
제2금융권 대출자 또 제외
안심전환대출은 연 2.6% 안팎의 고정금리, 원리금 분할상환형 주택담보대출 상품이다. 은행에서 변동금리나 이자만 갚다가 원금은 만기 때 갚는(일시상환) 조건으로 돈을 빌린 주택담보대출자를 대상으로 한 ‘갈아타기’용이다. 금리는 기존 대출자가 물고 있는 수준보다 평균 1%포인트 가까이 낮다. 다만 이자만 갚고 있던 대출자는 전환대출을 받은 다음달부터 원리금을 나눠 갚아야 해 당장 부담은 커진다. 금융위에 따르면 24일 전국 16개 은행에서 판매를 시작한 뒤 29일까지 약 19만 건의 신청이 들어오면서 당초 예정했던 올해 한도 20조원이 소진됐다.
금융 당국은 20조원 증액으로 시장의 수요는 대부분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1차 땐 선착순으로 배정했다가 2차 땐 주택가격으로 기준을 바꾼 데 따른 형평성 논란도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또 닷새간 시한을 정해 판매하는 만큼 신청자가 일시에 몰리면서 은행 창구의 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위에 따르면 국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294조원(중도금·이주비 등 제외) 중 안심전환대출의 대상이 되는 대출은 112조원 규모다.
조민근 기자 jmi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