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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해·도둑·뱀 없어 '3無' 섬 불렸는데…울릉도에 뱀 나타났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2일 경북 울릉군 저동항 울릉수협위판장에 나타난 뱀. 검은색 줄무늬에 60~70㎝ 길이인 이 뱀은 누룩뱀(밀뱀)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지난 22일 경북 울릉군 저동항 울릉수협위판장에 나타난 뱀. 검은색 줄무늬에 60~70㎝ 길이인 이 뱀은 누룩뱀(밀뱀)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뱀이 없는 섬으로 유명한 울릉도에 최근 뱀이 출몰해 관심을 끌고 있다.

저동항 수협위판장에 뱀 1마리 나타나 #향나무·바람·미인·물·돌 등 ‘5多의 섬’

 26일 경북 울릉군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전 11시 울릉군 울릉읍 저동항 울릉수협위판장에 검은색 줄무늬가 있는 60~70㎝ 길이의 뱀이 나타났다.

 이 뱀은 약 5분간 위판장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어선에 쓰는 밧줄 더미 속으로 사라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이 밧줄 주변을 뒤졌지만 뱀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이 뱀은 누룩뱀(밀뱀)으로 알려졌다. 술을 담글 때 쓰는 누룩과 색깔이 비슷하다고 해 누룩뱀으로 불리며 우리나라에서 쉽게 발견된다.

 울릉도는 예로부터 공해와 도둑, 뱀 등 세 가지가 없어 ‘3무(無) 섬’으로 불린다. 반면 향나무와 바람·미인·물·돌 등 다섯 가지가 많아 ‘5다(多)의 섬’이라고도 한다.

 울릉도는 외부에서 뱀을 들여와도 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나무가 많기 때문이라거나 화산섬이어서 살기에 부적합하다는 여러 설이 있지만 명확한 학술적 근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 뱀이 어디서 어떻게 나타났는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지금까지 울릉도에서 뱀이 서식하고 있다는 공식적인 기록은 없다. 다만 주민들 사이에서 1980년대 어떤 사람이 육지에서 뱀을 들여와 키웠는데 수십 마리가 사육지를 탈출한 후 모두 죽은 채 발견된 적이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울릉군 관계자는 “육지에서 어선 등을 통해 유입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는데 자세한 유입 경로 등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포항=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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